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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지난 9월 28일 월요일에서부터 10월 1일 목요일까지 3박4일의 교토.
@호텔몬터레이교토 http://www.hotelmonterey.co.jp/en/htl/kyoto/
9/28 KE2725 GMP 09:05 KIX 10:45
10/1 KE2728 KIX 19:45 GMP 21:30
9/28
호텔 체크인
점심은 히노데 우동. 이후 근처의 난젠지 수로각 보고 철학의 길을 거쳐 은각사. 수로각은 여전히 좋았다. 철학의 길은 다음 교토 가는 길엔 패스. 기온코너의 쇼를 보고.
저녁은 다카시마야 백화점 윗층 미시마테이에서 스키야키. 7시 넘은 시각이라 프리미엄 코스만 가능하다고, 주문하려던 중간 등급 고기와 같은 걸 쓴다는 세트 메뉴 시켰다. 나는 스키야키를 좋아하는 것 같아. 다음엔 제대로 먹어야지. 호텔로 오는 길에 시죠토리를 구경. 드럭스토어에서 어머님 주문하신 염색약 샀다.
9/29
빡센 하루였다. 아라시야마 가기엔 시간이 빠듯한 것 같아 니죠죠로 시작. 금각사, 료안지, 기타노텐만구, 헤이안진구 신엔, 기요미즈데라, 산넨자카, 로안 기쿠노이. 가을의 각종 버섯과 아유(은어) 튀김이 가득한 요리. 작은 접시처럼 납작한 금색 잔에 담긴 아페리티프, 향긋한 술로 시작해 디저트까지 식사의 첫 코스에서 마지막까지 기승전결의 서사가 있고, 각 코스마다 처음과 끝이 있어 하나로 완결된다. 미슐랭 스타의 의미가 이런 거구나 했음.
9/30
효테이 아사카유 이후 이노다 고희. 란덴연선 타고 아라시야마. 텐류지의 운룡도와 절 내부 감상. 넓고 예쁜 정원
도 구경. 짧은 치쿠린을 걸어 예약시간에 맞춰 쫓기듯 쇼라이안. 유도후 코스 식사. 그냥 두부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었다니. 첫 코스의 밋밋한 두부도, 유도후 끓여먹는 두부도 눈물날만큼 맛있는 두부였다. 주인은 초로의 아주머니인데 서예가. 한국에도 여러번 왔다고 한국에서의 행사 진행 사진첩을 서빙하던 직원이 보여준다. 시간을 계산해보다 모르겠다, 도롯코 열차 편도로 탑승. 우마호리역에서 JR로 교토역까지. 교토역에서 이나리역 가는 기차 갈아타고 후시미이나리타이샤 찾아가는 길은 이미 해가져 컴컴해지기 시작. 어두운 길 오르는 다른 관광객들 따라 컴컴한 도리이 물결을 좀 통과하다 내려왔다. 저녁은 호텔 컨시어지가 추천한 근처 이자카야, 교육각아폴로? 꼬치와 튀김, 오뎅과 사시미를 마구 시켜 배터지게 먹었따. 샐러드가 맛있었음.
10/1
아침은 마에다 고희의 두꺼운 치즈 토스트. 시나몬을 살짝 뿌린 갈색 설탕 입힌 토스트가 맛있었다. 10월을 알리는 부슬비 맞으며 기온으로. 하나미코지도리 근처의 스시 마쓰모토에서 오마카세 정식. 각각의 생선의 식감이 다 달랐다! 샤리(초밥이지?)는 아주 살짝 꼬들하고 조금 따뜻한 밥. 초맛도 거의 모르겠고. 세가지 메뉴 중 중간 가격의 것으로 예약했는데, 다찌 옆 일본 중년부인들의 접시를 보니 사시미가 있다. 같은 걸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셰프 마쓰모토의 가족인듯(?)한 여자 직원은 웃으며 오케이했는데 셰프가 전화로 예약한 건 그게 아니지 않냐고 되물음. 가능하면 바꿔달라고 해서 스시 두 조각 먹다 다시 사시미부터 시작. 밥에 비해 생선 네타가 좀 작은듯했던 건 혹시 그래서?? 흡. 하지만 하나하나 모두 너무 맛있는 생선살. 어떻게 숙성시키면 그렇지?? 기온 거리를 기웃거리며 수브니어 쇼핑 겸 다꾸앙과 우메보시를 사고 교토역으로. 하루카 특급 타고 간사이국제공항 도착. 체크인하며 가방 부치고 공항 내 식당가. 오코노미야키가 맛있어보였는데 30분 줄서야 한다길래 아들이 좋아하는 가쓰동과 우동 파는 집. 우엑. 그렇게 맛있는 걸 먹고 다니다 마지막을 이렇게 마무리하다니. 그렇게 여행을 마무리했다.
하루를 보든 나흘을 보든, 가이드북 한 권에 의지해 휘리릭 둘러보든 몇 권의 책을 찾아보고 며칠을 검색해서 가든 여행은, 나의 여행은 겉핥기에 그치겠구나 싶어 조금 허망하기도 했던 여행. 조금이라도 좋은 기억, 추억을 붙잡아두려고 적어놓기로 한 건데 정말 좋았던 건 햇살이 부서지는 연못, 나무 그림자가 흔들리던 순간, 바보같은 농담을 하면서 웃던 아이와 남편의 표정 같은 것들. 결국 적어놓을 수 있는 건 일정과 간단한 감상, 기계적인 기록 같은 것. 휘발되지 않고 남은 추억은 기억 어딘가에서 숙성되어 다 잊어버리고 있던 것 같은 어느날, 문득 그리움으로 꺼내지겠지.
사진과 실물, 공간을 점유하고 형태를 취하는 것들은 내일 정리.
읽을 것, 공부(?)할 것, 치울 것들 하나씩 손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