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다 깼다.합창단 공연을 넉달 앞둔 지금 다시 합창단에 합류하게 되었다. 실제로는 오디션 기간도 끝나고 작년에 휴단원 회비를 내지 않아 합류 힘들 상황.이미 계속되던 연습을 따라가느라 앨토 파트끼리 따로 모여 파트 연습 따로 하자고 내가 제안. 그날의 합창 연습이 끝나고 헤어지는 중이어서 몇 명에게 동의를 얻고 이번 공연에 참가하는 앨토 파트 명단을 구하느라 여러명에게 물어보디 긴신히 단장을 만나고 명단을 받아 사진을 찍는데 잘 안 찍힌다. 다른 큰 행사가 있었는지 호텔 컨벤션 센터 같은 곳에 큰 홀이 여러 군데였고 사람이 많아서 거기까지도 힘들었다.이제 집으로 가려고 하는 밤길에 삼거리가 있었고 맞은편에서 무인 운전으오 미래형 수퍼카 타입의 은색 차량이 오고 있었는데 내가 뭔가를 던져 차량의 방향..
감기 끝에 약을 바꾸고 어지럼증이 일주일 지속. 다시 약을 바꾸고 16시간 자면서 꾼 꿈. 내용이 특별하다기보다 장면 장면이 생생. 특히 컬러와 세련된 디자인 감각 같은 것들.또 제주. 아마. 길 모퉁이 목재로 마감된 가게의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일본 건축 느낌이었고 만두 가게라고 생각했다. 개성적인 얼굴의 여주인공이 나타나 이야기를 나눴고 그녀의 아이가 나타나고 곧 남편이 나왔다. 아이와 비슷하게 이마를 가르는 뱅을 하고 얼굴의 가로가 더 큰 동그란 얼굴의 남자. 차분히 웃지만 속으로 센 기운이 느껴지는 사람. 옛날 베네통이 떠오르는 화려한 색 대비의 가로 스트라이프 긴 팔 셔츠를 입고 있었다. 연두와 라벤더 조합? 연두는 확실하다. 목의 칼라는 흰색. 알고 보니 만두집이 아니라 부부가 운영하는..
https://youtu.be/PgXiX4aZWWg
올해는 광복절 지나고 바로 바람이 선선하더니 추석도 빠르고 어째 가을이 이른 것 같다. 가을이면 브람스. 라두 루푸 내한 공연 때 천상의 슈베르트 들으면서 다음에도 가을에 브람스 들고 나타나셨으면 좋겠다 했던 생각난다. 그게 벌써 10년 전. 나중에 하늘에서 들을 수 있을까 루푸의 브람스.. https://youtu.be/1h4Re5WBEAc 브람스 관현악곡 들으면 고전주의에서 이어지는 형식미를 갈 데까지 밀어붙이는 치밀한 뚝심, 바늘로 찔러도 음악적 형식과 이론과 관념만 이야기 할 것 같은 이미지로 떠오르는데 위의 베르테르 사중주 같은 실내악이나 후기 피아노 솔로곡 들으면 딱딱한 외피 속에 이런 격랑을 감추고 있었구나 싶다. 관현악곡이 브람스의 공적 자아의 발현이라면 실내악과 후기 피아노 곡은 이 사람..

갈까 말까 석달 고민하다 마지막 날 가보기. 느즈막히 일어나 공항 가는 택시 안에서 항공권 예매하기. 볼탕스키가 시작한 지시문 전시, 17년 일민미술관의 “Do it” 전시를 본 것도 마지막 날이었다. https://unvieuxcahier.tistory.com/m/87 "Do it 2017" 일민미술관 두 달 넘게 하는 전시를 왜 꼭 마지막 주에 보러가는 걸까. 비오는 일요일, 종종 그렇듯이 매장엔 갑자기 신경쓸 일이 생기고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때 이른 피로감에 굳이 이러고 전시를 unvieuxcahier.tistory.com 오래된 흑백 사진과 전구를 사용한 인스톨레이션으로 시작해 영상작업과 대량의 헌옷을 사용한 전시 전면에 드러나는 건 작가의 유태인 정체성. 시각적으로 압도한 건 아우슈비츠에서..
#영화 #홍콩무비데이 #첨밀밀 어제 문탐 기획으로 친구들과 좋은 영화 보며 즐거운 시간 가졌다. 다시 한 번 감사. 첫번째 영화 여운이 길어서 적으며 정리했는데 스포일러 왕창. 근데 이 영화 아직 안 본 사람 나 말고 없겠지. 나는 어제 처음 봄. 사실은 여성 시점의 서사라는 얘기 하고 싶어서 끄적이기 시작한 건데, 좋은 영화에 재미없는 리뷰 올린다. —— 첨밀밀. 따뜻한 해피엔딩이 왜 그렇게 가슴 저며서 우리는 울었을까. 반환 직전의 홍콩으로 기회를 찾아 본토에서 건너온 뜨내기들의 이상과 현실, 사랑과 거짓을 둘러싼 감동적인 로맨스. 이상과 현실의 충돌 사이에서 젊은 주인공들은 현실에 습격당하거나(모은 돈을 주식시장에서 날려버리는 이요), 현실을 회피하거나(그낭 친구일 뿐이라고 우기는 이요와 소군) 이..

“Give sorrow words, the grief that does not speak knits up the o’er wrought heart and bids it break.” 맥베드에서 죄 없는 가족이 몰살되었다는 소식을 들을 말더프에게 말콤이 건네는 유명한 구절. 슬픔과 분노와, 원망과 좌절, 모든 부정적인 감정에 말의 날개를 달아주자. 슬픔은 가라앉아 고이고 분노는 폭발하는 걸 보면 각각 내향인과 외향인의 감정 처리 방식이 아닐까. 엊그제 다시 마주친 구절. “슬픔에게 언어를 주시오. 말로 쏟아내지 못한 비탄은 고단한 마음에 쌓여 그 마음을 산산조각 내고 말지요.” Jan. 30 링크 따라 무심코 들어간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오랜만에 들여다 본 모 작가 계정. 지난번에 어린 아이 육아일기가 올라..

슈만을 어쩜 이렇게 연주할까. 쇼팽도 놀라웠지만 이토록 차분하고 정적인 슈만이라니 슈만 내면의 두 가지 자아중 플로레스탄은 치워버리고 에우제비우스만 드러내 보이는 것 같다. 재작년이었나 1월에 백건우 쇼팽 녹턴을 듣고 눈물 흘렸는데 이 슈만은 그보다 더하다. 눈물조차 나지 않는, 무의식 한참 밑으로 가라앉혀버린 속앓이. 점잖은데, 아니 그래서, 참 아리다. 슈만을 이렇게 연주하는 일흔… 자주 멈칫 하는 리듬에서 클라우디오 아라우가 떠오른다. 내가 아라우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연륜이 가득한 노인의 연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다시 깨닫는다. https://youtube.com/playlist?list=OLAK5uy_kAq9HFgJwbdWAhvdCZVaNotKJmsn2TigY Schumann www.youtub..
“나는 세상에서 잊힌다 내 많은 세월을 보낸 곳에서. 이제 누구도 내게서 들은 것 없으니 내가 죽었다고 할 것인가. 상관없다 내가 죽었다 생각하더라도. 부정할 수 없다 나는 진실로 세상에서 사라졌기에. 나는 세상 번잡함에서 멀리 고요한 곳에 누워 있을 뿐. 나의 천국에서 홀로 사노니 내 사랑 안에서, 내 노래 안에서.” 나는 세상에서 잊히고,라는 첫 구절로 유명한 말러의 가곡은 러일전쟁이 한창이던 1905년에 쓰였다. 러시아 황제 차르의 흉흉한 소문이 비엔나에까지 들려오던 그 해, 신대륙 합중국에선 서부로 영토를 확장하는 데 열심이었고 비엔나에선 클림트를 위시로 분리파 예술가들이 활약하였으며 빠리에선 마티스를 비롯한 야수파 화가들의 전시가 열렸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수도이자 세기말 유럽 문화의 중심지였던..